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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탑재한 K-스마트팜… FTA 타고 전세계에 싹트다[FTA 경쟁력, 농업 고도화의 힘]


■ FTA 경쟁력, 농업 고도화의 힘 - (1) 최첨단 농장, 글로벌 녹색혁명 이끈다
AI기술로 기후 영향 최소화
작년 수출·수주 2.9억 달러
전년대비 2배 이상 ‘급성장’
사우디 등서 고소득 작물재배
483만 달러 수경재배 계약도
정부, 맞춤컨설팅 등 전폭지원

“인공지능(AI)으로 생육환경이 완벽하게 컨트롤되기에 열대기후인 베트남에서도 한국에서 나는 딸기나 인삼 재배가 가능합니다.”

스마트팜 AI 솔루션 업체인 ‘어밸브’의 박규태 대표는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에 위치한 회사 연구개발(R&D) 시설에서 재배 중인 딸기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 도심 한가운데서 시험재배 중인 작물들은 100% AI에 의해 재배되고 있다. 실내 수직농장 수경재배로 길러지는 딸기들은 농부가 일일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된다. 이런 어밸브의 AI 스마트팜에 베트남 시장도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었다. 한류 열풍이 거센 베트남 시장에서 한국산 딸기·인삼 등 신선 농작물도 인기를 끌고 있지만, 비싼 가격에 현지 소비자들이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베트남에서도 직접 생산을 위해 수직농장형 스마트팜을 도입하기에 이른 것이다. 어밸브는 베트남 하노이에 이어 호찌민에도 한국산 농작물을 재배하는 스마트팜을 준비하고 있다. 하노이에선 300평 규모로 시작했지만 호찌민에선 1㏊에 달하는 대규모 시설을 준비 중이다.

세계가 한국형 스마트팜에 주목하고 있다. 패기 넘치는 청년 사업가들이 우수한 기술력을 무기로 한국을 미래 농산물 수출국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는 중이다. 한국형 스마트팜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3년 수출·수주액 2억9600만 달러를 달성했는데, 전년 1억3700만 달러에서 2배 이상 성장했다. 국내 스마트팜 기업들은 단순한 기자재 수출을 넘어 AI를 기반으로 한 솔루션(SW) 공급부터 시공 및 재배 기술까지 포함한 턴키식 패키지 수주계약으로 전환해, 스마트팜을 미래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만들었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시장 개방으로 값싼 열대과일의 국내 유입, 그리고 우리 농업·농촌의 생존을 걱정하던 것은 과거지사다. 지금은 첨단 기술로 무장한 우리 농업기업들이 열대과일을 수출하는 나라로 우리 농산물 재배 기술과 시설을 이식하고 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계기로 한국 스마트팜 기업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의 국가와 합작 혹은 제휴를 통해 수직농장 형태의 스마트팜을 건설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수출 선도 기업인 ‘드림팜’은 컨테이너형 수직농장 ‘스마트팜 큐브’를 개발해 새싹삼, 딸기, 와사비, 엽채류와 약용작물 등 고소득 작물을 열사의 땅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 키우고 있다. 규모도 3.5㏊에 달하는 스마트팜 단지다. 중동 국가들은 갈수록 심화하는 식량난을 해소하고, 식량 자급률 제고를 위해 한국 스마트팜에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윤 대통령의 중동 정상외교 과정에서만 7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UAE 3건, 사우디 3건, 카타르 1건)했다. 올해 4월 기준으로 중동 지역 스마트팜 수출·수주액은 626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2%나 증가했다. 스마트팜 기업 ‘만나CEA’는 사우디에 483만 달러 규모의 아쿠아포닉스(수경재배) 수주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만나CEA는 엔지니어링 회사인데, 물고기 배설물에서 영양분을 추출, 미생물 분해를 통해 식물 영양소를 공급하는 신기술을 갖고 있다. 사용된 물도 정화될 뿐만 아니라 영양분이 물고기에게도 이롭기에 친환경적 수경농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우디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 몽골, 미국에도 수출을 진행했다. 전태병 만나CEA 대표는 “국내(충북 진천)에도 수출을 위한 R&D 목적으로 2000여 평 규모에 달하는 수직농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우리의 최종 목표는 무인화, 친환경의 고도화된 스마트팜 기술을 확보해 세계로 수출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부도 이 같은 스마트팜 수출기업들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의 정상외교 등을 적극 활용해 중동 지역에 국내 우수 스마트팜 기업들을 소개하는 한편, 실질적 계약까지 체결하는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범정부 협업을 통해 수출 바우처·무역보험 우대, 스마트팜 중점지원무역관 지정 등 기업들이 현지에 진출하는 데 실질적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정책 지원에 나섰다. 최근엔 국내외 법무법인 6개소와 협약을 체결, 해외 진출 농업기업들에 수출 법률컨설팅을 제공하는 한편, 기업 단독 수주가 어려운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올해부터 컨소시엄 수주 지원을 추진하는 등 기업들이 원하는 형태의 ‘맞춤형’ 지원에 나서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정부는 스마트팜 분야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기술개발사업’이 있는데, 온실과 축사의 스마트팜 실증연구와 AI, 빅데이터, 신재생에너지 등 타 분야와의 융합연구를 통해 차세대 스마트팜 원천기술을 확보해 산업경쟁력을 높이고, 한국형 스마트팜의 세계 시장 진출 확대를 목표로 추진하는 R&D 사업이다. 이미 실질적 성과(선택적 광투과 태양전지 모듈 온실 모형, 3D 식물스캔 로봇, 온실제어기술 등)가 나와 올해 미국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4’에도 소개되기도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수한 국내 기업들이 수직농장, AI 기반 재배솔루션 등 스마트팜 수출에 적극적으로 도전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 등 정책적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열대 지역에 딸기·인삼 심어 ‘성공’… “먹거리도 첨단산업이 필요하죠”

■ 박규태 어밸브 대표

“호찌민 1㏊ 규모 스마트팜 신설

1차 산업 고도화에 기여할 것”

“롤모델? 영감을 준 사람? 일론 머스크라고 해야 하나?”

창업을 하는 데 영향을 준 인물이 누구냐는 질문에 박규태 어밸브 대표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스마트팜 인공지능(AI) 솔루션 업체인 어밸브. 서울 도심 속 스마트 수직농장을 일구는 이 젊은 창업자는 1994년생이다. 그는 지난해 포브스지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 청년리더’에 선정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베트남에 스마트팜 수직농장을 수출하는 등의 성과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농업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사실 전공은 AI 분야였다”며 “그런데 농업, 먹거리 분야인 1차 산업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고 AI를 1차 산업에 접목시키는 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음 맞는 이들과 2019년 의기투합해 어밸브를 만들었다. 그는 “국내 스마트팜 대부분은 하드웨어 분야에 집중돼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팜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작물에 적합한 AI 솔루션이 필요하다. 작물 생육 상태에 따라 AI가 원격으로 재배를 하는 것이다. 공장과 같은 수직농장을 작년 베트남 하노이에 300평 규모로 지어 성공적인 결과물을 냈다. 인삼, 딸기 등 동남아 열대기후에 부적합한 한국 농산물을 재배해 현지 고객들을 만족시킨 것이다. 그는 “우리 식물공장에서 재배한 딸기에 베트남 사람들이 매우 만족스러워했다”며 “지금 호찌민에도 이 같은 공장 형태의 스마트팜을 준비 중인데, 1㏊ 규모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반응이 좋으니 사업 확장도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해외 첫 진출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와 코트라 등으로부터 자금은 물론 해외 네트워킹 등에 도움을 받았다. 작년 정황근 전 농식품부 장관이 베트남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어밸브의 식물농장도 주목을 받아 현지에서도 상당히 이름이 알려지게 됐다. 이런 도움들로 지난해 어밸브는 18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는 30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그는 “전 세계적으로 인구는 늘고 있지만 1인당 농업 생산량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AI 기반 스마트팜 등 첨단기술력으로 농업 생산량을 늘리는 등 1차 산업 분야의 고도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출처 : 문화일보(https://n.news.naver.com/article/021/0002648096?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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