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고령화와 인력난, 반복해 발생하는 가축 질병, 수입 축산물 증가 등 국내 축산업은 복합적인 위기 속에 서 있다.
특히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은 생산 기반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상시적인 질병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축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축산이 새로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 자동화 수준을 넘어 가축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질병을 사전에 예측하는 기술이 현장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가능해지면서 생산성 향상은 물론 노동력 절감과 질병 대응 강화까지 이룰 수 있어 농가들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스마트 축산에서 이제는 AI로 진화하고 있는 축산업의 현장을 소개하고 축산업의 미래방향을 가늠해 본다.

# 낙농, AI 기반 개체 관리로 생산비·노동력 절감
낙농 분야에서는 AI가 개체 건강을 관리하는 ‘디지털 목동’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내 최대 낙농단지인 당진낙협의 ‘자연그대로’는 경산우 약 1000마리를 AI를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1개 조합과 위탁농가 10개, 총 11개 목장이 참여하고 있는 자연그대로는 사육마릿수 997마리, 27.8톤의 쿼터를 보유하고 있다. 총 5개 동과 퇴비사, 착유장, 환축사로 이뤄져 있으며 지난해 10월 기준 홀스타인 924마리, 저지 64마리를 사육 중이다.
조재준 당진낙협 스마트팜연구원장은 “목장의 규모화와 AI를 활용한 데이터 관리를 통해 낙농가들은 노동력을 절감하고 생산비를 절감시킬 수 있다”면서 “자연그대로는 일일 착유량이 1300kg인 목장이 24개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이며 목장 1개당 2명의 관리인이 필요하다고 가정할 경우 48명의 인력이 필요한데 낙농단지를 운영하게 되면 같은 노동 강도임에도 불구하고 16명으로 운영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자연그대로는 목장 규모화와 더불어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생산성 향상, 경제수명 연장을 통한 낙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스마트 낙농 단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단위 사육기술을 축적해 낙농 생산 기반을 유지하고 스마트팜 신기술 개발로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조 원장은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ICT 관제 시스템을 운영해 사람이 확인하지 않아도 이상 징후 확인, 자동 성적 기록 등이 가능하도록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자연그대로는 목장 규모화와 더불어 ICT를 바탕으로 생산성 향상, 경제수명 연장을 통한 낙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스마트 낙농 단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단위 사육기술을 축적해 낙농 생산 기반을 유지하고 스마트팜 신기술 개발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조 원장은 “당진낙협은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유방 부분과 직장 부분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산유량과 각 개체의 활동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 중”이라며 “설비 중심의 기계화와 자동화에서 이제는 AI 모델을 통한 목장 운영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로봇을 이용한 우사 모니터링과 AI 분석 모델을 연계해 소의 상태를 살피고 이상 개체를 포착해 이를 관제센터에 알리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메텍홀딩스의 사물인터넷(IoT) 기반 실시간 가축질병관리 모니터링 서비스인 ‘라이브케어’는 소의 체온 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동시에 수집된 개체별 생체 정보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농장주와 수의사의 휴대전화로 알림문자를 전송한다. 또한 바이오캡슐을 활용해 1회 투여시 소의 반추위 내에 영구 안착해 데이터를 측정한다.
바딧의 ‘파머스핸즈’는 개체별 생육과 번식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양 관리를 최적화해 폐사율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웨어러블 센서를 활용한 발정 시기 탐지, 음수량·사료 섭취량 확인, 소화율 확인 등도 보편적으로 보급되면서 낙농 현장에서의 스마트 기술 발달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강원도에서 젖소를 키우는 박찬우 고탄목장 대표는 “예전에는 발정탐지기 정도만 사용했었는데 이제는 알약 형태의 센서를 먹여 제1위에서 온도와 사료 소화율 등의 데이터가 자동으로 입력돼 효율적인 개체관리를 할 수 있다”며 “ICT 기술을 활용한 제품이 많이 상용화된 것처럼 향후에는 AI 기술을 바탕으로 보다 정확하고 간편하게 농장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양계, 영상 인식 기술로 질병 예방
양계 산업에서는 AI 영상 인식 기술이 폐사율 감소의 핵심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 온도·환기 제어 시스템과 영상 AI 기반 산란·행동 모니터링을 활용하는 농가가 점점 늘고 있는 것이다.
AI 분석은 개체 움직임, 깃털 상태, 군집행동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열 스트레스를 조기에 감지하고 이에 따라 온도 조절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축산 AI 기업 인트플로우는 카메라 기반 AI를 통해 닭의 이동 패턴과 밀집도를 분석하고 이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특정 구역에 개체가 몰리면서 발생하는 압사와 질식사 위험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인트플로우 측 설명이다.
또한 호현에프엔씨는 사료 섭취량, 체중, 폐사율 등의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질병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농가는 이를 기반으로 사육 환경을 선제적으로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동진 대한양계협회 전무는 “이제는 스마트 기술 없이 농장을 운영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특히 무창계사가 많은 양계 특성상 시스템으로 농장 내 환경을 조성해야 해 AI 기술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 축산 AI 전문가 필요성 대두
AI 기술이 축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이를 운용하고 분석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필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과거 축산업이 경험과 숙련도에 의존하는 산업이었다면 이제는 데이터 분석과 시스템 운영 능력이 필수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가축의 건강 데이터를 해석하고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역량이 농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가금 관련 AI 기술을 연구 중인 이상희 강원대 동물자원과학과 교수는 “AI 시스템은 단순히 도입하는 것만으로 효과를 내기 어렵다”면서 “축종에 맞는 센서 데이터의 정확한 해석, 환경 설정 최적화, 질병 예측 모델 활용 등 전문적인 이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축산업이라는 특성상 축종별 특징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AI 관련 전문가가 부족해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한 전문 인력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교수는 “축산업 관련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18년 호주의 한 대학의 연구원 신분으로 AI를 배우면서 공학이나 의학에 비해 농업이 AI 기술 발달이 많이 늦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특히 농업 중에서도 축산이 훨씬 더 느린데 이는 움직이는 생명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특히 축산 기반의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거나 배우는 전문 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며 “대학과 같은 교육기관에서 융합형 인재 발굴을 위한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출처: 농수축산신문 https://www.af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8994

